1. 서론: 우리의 수준과 빅테크의 성장 경로 연구

가끔 우리는 “우리(중소개발팀)의 개발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평가하기 위해 이미 자리 잡은 빅테크 기업의 개발 방법론과 프로세스를 들여다보곤 합니다. 빅테크 기업들도 처음에는 워터폴(Waterfall)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애자일(Agile)로 전환하며 속도와 유연성을 높였으며, 도메인 주도 설계(DDD)와 이벤트 중심 설계(CQRS)를 도입해 더 안정적이고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구현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왜 이러한 방법론을 성공적으로 도입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로는 ‘인력·시간 부족’, ‘팀의 지속적인 운영과 지식 누적 실패’, ‘핵심 인력 이탈에 따른 반복’ 등이 꼽힙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AI 시대에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개발 방법론과 AI의 결합 전략을 탐색해 보겠습니다.


2. 워터폴에서 애자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2.1 워터폴(Waterfall)의 장점과 한계

  • 워터폴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
    워터폴은 전통적 소프트웨어 공정으로, 요구사항 분석 → 설계 → 구현 → 테스트 → 유지보수와 같은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명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 있어, 마치 거대한 유람선처럼 한 번 정해진 항로로 우아하게 항해할 수 있습니다.

  • 한 번 결정된 경로를 수정하기 어려움
    워터폴의 가장 큰 한계는 의사결정이 한 번 내려지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빠른 변화가 요구되는 시장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빅테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자일로 전환했습니다.

2.2 애자일(Agile)의 도입과 DDD

  • 애자일은 빠른 변화 대응이 목표
    빅테크 기업들은 서비스가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짧은 스프린트 단위로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지속적으로 배포하는 애자일 프로세스를 도입했습니다.

  • 도메인 주도 설계(DDD)로 애자일을 보완
    DDD는 복잡한 도메인 문제를 기술적 관점이 아닌 ‘도메인의 복잡성’ 관점으로 바라보며,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자가 함께 ‘언어(모델)’를 정의해나가는 협업 방식을 제안합니다. 빅테크가 애자일로 전환하면서 DDD까지 도입한 것은 “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중소기업의 현실과 한계

3.1 급한 프로젝트, 부족한 인력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새로운 기능·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야 하는 압박이 큽니다. 그리고 그 만들어진 결과물을 겨우 운영하기에도 벅찬 경우가 많습니다.

  • 작은 규모의 팀 → 늘어난 업무량 → 신규 개발과 유지보수가 뒤섞임
  • 짧은 납기일 → 문서·테스트·설계 개선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

3.2 지식이 지속되지 않는 팀

또 다른 문제는 팀원 교체로 인해 누적된 지식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매번 새로운 인원이 들어올 때마다 “한 번 해봤던 방식”을 다시 시도하게 됩니다.

  • 핵심 팀원의 이탈 → 새로운 팀원이 들어옴 → 과거 도입했던 방법론이 사장됨
  • 프로젝트마다 다시 ‘워터폴 비슷한 무엇’을 시도하지만, 실질적으로 온전히 이해하지 못함

4. AI 활용: 목표는 ‘속도’가 아니라 ‘품질’이다

4.1 AI로부터 바로 결과물만 얻으려 하지 말 것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팀들이 “프롬프트(명령)만 잘 입력하면, 바로 완성된 코드를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AI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접근입니다.

  •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사람이 제공하는 ‘원칙’과 ‘맥락’이 중요
  • “바로 코드 주세요!”가 아니라, DDD·BDD·CQRS·테스트·설계 원칙 등을 프롬프트로 주입해야 더 높은 품질의 산출물을 얻을 수 있음

4.2 AI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지침: 도메인과 아키텍처 원칙

  • BDD 관점: “BDD에 입각해 OOO 정책을 수립해줘.” → 비즈니스 니즈를 보다 명확히 드러내는 문서/코드 산출
  • CQRS 적용: “CRUD 레포지토리 패턴을 적용하되, 성능이 필요하면 CQRS로 진행해.” → 읽기/쓰기 경로를 분리해 확장성 향상
  • DDD 컨셉 적용: “도메인 모델을 코드에 명확히 표현하고, 도메인 전문가가 코드 레벨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해.” →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을 코드 속에서 명확히 정의

이러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면, 단순히 ‘코드 속도’가 아니라 개발 원칙의 확립개발 품질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5. 빅테크 기업의 성장 과정을 벤치마킹하자

5.1 초기에는 워터폴, 성장하며 애자일+DDD로 전환

오늘날 성공한 빅테크 기업도 초기에는 자본·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워터폴에 준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그러나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자, 빠르게 애자일 전환DDD 등 전문적 방법론 도입을 통해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5.2 중소기업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 지속가능하고 지속개선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
  •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문서화·테스트코드·설계를 통해 팀 지식을 쌓아갈 것
  • 크고 작은 리팩토링 전략을 끊임없이 시도할 것

이는 단순히 “애자일하자”가 아니라, 빅테크 기업이 실제로 거쳤던 “워터폴 → 애자일 → DDD/이벤트 기반”의 단계를 짧은 시간 안에 학습하고, 거기에 AI를 활용해 격차를 줄이는 전략입니다.


6. 실제 사례: DDD와 도메인 전문가의 참여

“금액을 다루는 Account API에서 성능을 대폭 향상하기 위해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코드를 보며 개선점을 찾았다”는 사례는 DDD가 이상론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자의 회의: 모델이 실제 업무 로직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
  • 코드 기반 대화: 개발 단계에서 정의된 어그리게잇(Aggregate), 엔티티(Entity), 밸류 오브젝트(Value Object) 구조가 올바른지 공동 검증

이러한 협업 과정을 AI가 실질적으로 보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당 도메인 용어 정의를 자동으로 문서화해줘”라든지, “테스트 코드를 생성해줘”와 같은 형태로 AI에게 지시함으로써 노동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품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7. 결론: AI 시대, 우리의 목표는 ‘좋은 방법론의 빠른 학습’과 ‘품질 제어’

과거 빅테크 기업이 워터폴로 시작해 애자일과 DDD, 그리고 이벤트 중심 아키텍처로 꾸준히 성장을 이어간 것처럼, 우리도 그 여정을 단축해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AI는 “한 번에 바로 완성된 코드를 주는 마법”이 아니라, 테스트 코드·문서·설계·리팩토링 등 우리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영역을 보강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1. 방법론 학습과 도입: 워터폴, 애자일, DDD, CQRS 등 핵심 개념을 팀원 전체가 공유
  2. 팀 지식의 축적: 문서·테스트코드·리팩토링 결과가 팀 자산으로 쌓일 수 있도록 프로세스화
  3. AI의 올바른 활용: 코드 생성뿐 아니라, 협업 문서화·자동화 테스트·설계 점검 등 품질 향상 방향으로 활용
  4. 지속적 개선: 운영 중 발생하는 이슈를 애자일 식으로 빠르게 해결하고, 빅테크 사례에서처럼 다시 DDD와 같은 전략을 확장 적용

결국, ‘우리가 워터폴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애자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DDD를 적용할 만큼 도메인에 집중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AI 시대에는 개발 속도가 아닌 품질과 협업 구조 개선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팀이 지속되고 지식이 누적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먼저 방향성을 제시하고, AI를 단지 “코드를 대신 써주는 도구”가 아닌 “지식·품질·설계 수준을 높이는 파트너”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마무리

AI가 사람으로부터 학습했기 때문에, 우리가 저질렀던 실수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우리가 **“좋은 원칙과 문맥”**을 프롬프트로 제공하고 코드를 점검·리뷰·리팩토링 하는 과정에 AI를 적극 활용한다면, 오히려 과거의 실수를 줄이고 더 단단한 코드를 생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우리가 어떤 원칙을 AI에게 주입할 수 있는가?”이며, 그 원칙은 워터폴, 애자일, DDD, BDD 등 기존에 축적된 소프트웨어 공학 지식이 됩니다.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이 지식과 방법론을 100% 완벽히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이 성공한 방법론을 학습하고, 그 시도와 시행착오 과정을 단축하는 것”이 AI 시대를 맞이하는 중소 개발팀의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라 볼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결과물이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방향을 유지한다면 AI는 우리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입니다. “빠른 코드”보다 “지속 가능한 코드 품질”을 지향하는 문화가 자리 잡힌다면, 비록 작은 팀이라도 빅테크 기업이 밟아온 길을 더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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