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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독자: 팀 리드, 시니어 개발자, AI 도입을 고민하는 조직장 요약: 하네스는 단순히 AI를 잘 길들이는 마구가 아니다. 그 마구의 가죽끈은 "팀의 모든 업무 활동을 로그로 남기고, 평가하고, 공유한다"는 오픈 정신으로 짜여 있다. 한국형 폐쇄·개인 도메인 중심 조직 문화 위에서 하네스는 마구가 아니라 헐거운 끈이 되기 쉽다. 이 글은 그 간극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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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네스(Harness)는 무엇인가
미첼 하시모토(Mitchell Hashimoto)가 처음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왜 AI 코딩 에이전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프롬프트에 "이렇게 하지 마라"고 백 번을 적어도, 모델은 다음 세션에서 똑같은 곳에서 넘어진다. 그래서 그는 결론을 내렸다 — 실수가 반복될 수 없도록 환경 자체를 엔지니어링해야 한다. 이것이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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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세 번의 이름표를 거쳤다.
시대 | 핵심 행위 | 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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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AI에게 명령을 잘 하기" | AI가 프로젝트 상황을 모름 |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 "AI에게 배경 정보를 함께 주기" | 컨텍스트가 부풀수록 부패(Context Corruption) |
스킬 2.0 (Claude Skills, MCP) | "도구·가이드 문서를 묶어 자기 발전" | 스킬이 너무 많아지면 AI가 헷갈리고 느려짐 |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을 한 번 보자. 모두 "개인이 AI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의 이야기다. 누가 더 좋은 프롬프트를 쓰느냐, 누가 더 영리한 스킬을 만드느냐, 누구의 컨텍스트가 더 정교하냐 — 결국 개인 역량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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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조직에서 자주 보이는 풍경 하나를 그려보자. 회사는 수천만 원짜리 Atlassian Confluence 라이선스를 도입한다. 그런데 정작 시니어 개발자의 머릿속 도메인 지식은 그 사람의 개인 노션에 정리되어 있다. 또는 머릿속에만 있다.
노션이 AI툴에 적합해 이 툴로 바꾸기만하면 도메인이 이곳에 모일것이다? 큰 착각이다. 개인은 도메인은 그러면 또 다른 나의 안식 처를 찾을것이다. 이것은 편집툴과 상관없이 노션은 팀지식을 정리하는 공간 옵시디언 로컬은 내 고유 업무지식을 공유하는공간 팀장만 없는 채널이 항상 만들어지듯이 ( B2B,B2C 심지어 B2c 개발팀장을 담당하면서 얻은 비즈니스 상관무 공통 경험론 ) 팀지식보다 더 가치가 있는 자신만의 지식을 정리하는 어떠한 비밀의 정원은 필연적으로 발생을 했다 - 짧은 경험에 의한 일반화 오류일수도 있습니다.
DDD(Domain-Driven Design)에서 에릭 에반스가 강조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유비쿼터스 언어(Ubiquitous Language)다.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자가 같은 단어, 같은 뉘앙스로 도메인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한국 조직에서 이 유비쿼터스 언어는 어디에 있는가? 컨플루언스에는 6개월 전 파워포인트로 만든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의 PNG 캡처만 있고, 진짜 도메인의 뉘앙스 — "이 필드는 왜 이렇게 생겼는가", "이 예외 케이스는 누가 발견했는가", "이 비즈니스 룰은 어느 회의에서 결정됐는가" — 는 그 일을 처음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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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발적 공유 문화의 정체는 무엇인가? "내가 이걸 해냈다"고 매일매일 시끄럽게 알리는 것이 미덕인 문화다. 한국식 유교 정서는 정반대다. 깡통처럼 요란하면 안 된다.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그래서 자기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리지 않는 것이 더 점잖다미덕이다.
이 두 정서의 차이가 만드는 결과는 잔혹하다. 하네스가 작동하려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매일 로그로 남겨야 남기고 소리쳐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부끄러워하도록 사회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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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통계: 보안 사고의 대부분은 권한을 가진 폐쇄망 내부에서 발생한다.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관점에서 외부망 작업이 더 위험하다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 조직이 보안을 이유로 폐쇄망을 고집하는 동안, 그 폐쇄망 안에서 정말로 도메인을 아는 사람은 점점 더 소수가 되고, 그 소수는 점점 더 강력한 협상권을 갖게 된다.
4.4 회의의 일상 살펴보기 — 침묵이 미덕인 나라, 침묵이 사고인 나라
또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 회의실에서 누가 말하는가.
한국의 도메인 미팅 풍경을 그려보자. 10명이 모였다. 그 중 영향력 있는 1~2명이 회의 시간의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5명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회의가 끝난다. 그리고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말할 때 침묵해 주는 것이 한국 회의실의 미덕이다.
글로벌 회의실은 정반대다. 어떤 글로벌 팀에서는 — 회의가 끝났는데 한 명이라도 발언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그 회의는 "잘못된 회의"로 간주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 사람을 회의에 부른 이상, 그 사람의 시간을 썼다. 그런데 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면, 우리는 전문가 한 명의 시간을 그냥 낭비한 것이다."
한 개발자의 일화. 글로벌 팀에서 회의 한 번을 그냥 침묵으로 흘려보냈더니, 회의가 끝난 직후 동료가 다가와 진지하게 물었다. "오늘 무슨 집안일이라도 있었어? 평소답지 않게 한 마디도 안 했길래 걱정돼서." 그 회사에서는 침묵 자체가 신호로 읽힌다 — 평소에 의견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말이 없다면, 그건 회의가 잘못된 것이거나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한국은 다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은 종종 "지적"을 받는다. 반대를 너무 자주 하면 — 설령 그 반대가 옳더라도 — 핵심 세력권의 왕따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일반화의 오류이고, 내 경험만 그런 것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한국 IT 조직에서 이 패턴을 한 번도 못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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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있는 사람이 다른 의견을 들어보려고 경청하는 것"과 "영향력 있는 사람이 말할 때 나머지 모두가 침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전자는 회의이고, 후자는 통보다. |
이 차이가 하네스와 무슨 상관인가? 아주 큰 상관이 있다. 하네스는 "모든 활동을 로그로 남기고 평가한다"는 정신 위에서 작동한다. 회의에서 5명이 침묵으로 끝낸 회사는, 그 5명의 머릿속 인사이트도 절대 로그로 남지 않는다. AGENTS.md에도, 컨플루언스에도, Memorizer에도 —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그 5명은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학습했기 때문이다.
회의실에서 침묵하도록 사회화된 사람에게 "당신의 도메인 지식을 매일 로그로 남기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30년 동안 발언을 참아온 사람에게 갑자기 마이크를 쥐어주는 것과 같다. 마이크가 무거운 게 아니라, 마이크를 잡는 행위 자체가 학습되지 않았다.
5. 도메인 지식의 부채 — 도메인은 곧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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